본문 바로가기

조강지처 왕국

나래 공주의 탄생

반응형
SMALL

나 래 야  나 래 야 (하나)

                 - 탄생을 지켜보며 -

 

나래야 나래야 사랑하는 우리 나래야

엄마 아빠는 일 하면서 사랑을 키웠단다

아빠는 기사 쓰고

엄마는 편집 하며

그렇게 손발 맞추고

함께 옴서

함께 감서

그렇게 그렇게 정이 들었지

 

나래야 나래야 신기한 우리 나래야

첫 날 밤 대역사를 기대했건만

머나먼 여행길과 그리고

할아버지

하늘나라 좋은 자리 보내드리랴

힘들었나보다

엄마 아빠 한 이불 덮은 지 어언 한 달

그제서야 신기하게도 엄마의 마법이 멈췄구나

 

나래야 나래야 기쁨 준 우리 나래야

오오메 근데 기쁨도 잠시

엄마한테서 불그레한 무언가가 자꾸 흘러

걱정도 많이 했단다

엄마는 난 생 처음 입원해본다고

보험료도 타 보게 됐다고 좋아라더니

금새 병원밥 못먹겠다고 눈물이 글썽

다행히도 한 달여만에 둥지로 돌아왔단다

 

나래야 나래야 건강한 우리 나래야

칠주 하고도 오일 되던 날

기다란 타원형 모양에

요게 무언가 싶더니만

쿵쾅쿵쾅쿵쾅쿵쾅

심장소리 우렁차기도 하여라

일주일 더 지나니 올챙이 모양인양

제법 틀이 잡혔구나

 

나래야 나래야 대견한 우리 나래야

십 주 만에 

새끼손가락 두마디 작은 몸에

손을 움직거리고

발을 꿈틀거리고

대견하게도 무럭무럭 자라줬구나

병원밥에 물린 엄마도

언제 눈물 흘렸냐는 듯

금새 함박웃음이다

 

나래야 나래야 튼튼한 우리 나래야

기쁨 준 지 네달째

이제 겨우 이백그램

척추가 꾀나 선명하고 곧구나

잠시 가슴 졸였던 기형아 검사는

정상!

그새 튼튼해졌구나

엄마 배도

제법 볼록해졌단다

 

나래야 나래야 놀라운 우리 나래야

다섯 달 되니 발길질 시작하네

사차원 첨단 동영상입체초음파에

오뚝한 코는 아빠를

동그랗고 큰 눈은 엄마를 쏙 빼닮았구나

턱 괸 듯한 모습이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인가

무슨 생각을 그리도 골똘히 하니

 

나래야 나래야 안녕 하는 우리 나래야

여섯 달 만에 손바닥 쫘아악 펴

엄마 아빠 안녕하세요 손짓 하더니

일곱 달짼 손가락을 쥐락 펴락

발바닥도 뼈가 선명하구나

에계계 

여덟 달 되니 부끄러움도 타나

왜 얼굴을 깊숙이 파묻고 엎드려 있니

코 눌려 납작해진 걸 보니

마음이 아프구나

 

나래야 나래야 보고싶은 우리 나래야

이제 남은 한달

엄마 아빠는 룰루랄라 만삭사진 찍었단다

배를 빠앙빵

엄마 뱃 속이 답답하니

금방이라도 얼굴을 내밀 듯 하더니

그날이 지났건만

이제나 저제나 쥐띠해 보내고

아차차 이건 또 뭐야

소띠해 설 음식에 엄마는 이틀이나 묽은 응가를

아주 기진맥진 했단다

 

나래야 나래야 예쁜 우리 나래야

삼점삼육킬로그램 오십센티미터 털보야

열 손가락 열 발가락에 다리도 길구나

그날이 지나고 여드레째

소띠해 초닷세

보슬보슬 겨울비 내리는 날

열달 남짓 동굴여행 마치고

밝은 세상 나오니

얼마나 좋으니

쏘오옥 내민 예쁜 우리 공주 얼굴에

엄마는 기나긴 진통의 아픔 금세 잊고

아빠도 기인 영양줄기 자르며 기뻤단다

 

나래야 나래야 희망의 우리 나래야

병치레 없이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다오

엄마 아빠는

이제 너만을 위한

또다른 새 인생을 살아 가련다

태명을 나래라 한 것은

웅지의 나래를 활짝 펴고

훠얼훨 날아 희망을 꼭 붙잡아라는 의미였단다

네 희망이 우리 모두의 희망이고

네 기쁨이 우리 모두의 기쁨이며

네 행복이 우리 모두의 행복이란다

 

- 2009년 1월 마지막 즈음에 -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