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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 왕국

나래 공주 50일의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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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래 야  나 래 야 (두 울)

                    - 백일을 지켜보며 -

 

나래야 나래야 아리따운 우리 나래야

기다란 다리는 살이 없어 쭈글쭈글인데

토실토실한 얼굴과

동그란 눈, 앵두같은 입술은 엄마를,

찢어진 부처님 귀에 짙은 눈썹과

오똑한 코는 아빠를

구석구석 예쁜 데만 붕어빵을 찍었구나

모두들 한글 태명 너무 좋대서

이름으로 올렸단다

한자로는 娜萊

아리따우면서도

명아주 청려장처럼

세상이 꼭 필요로 하는 사람 되라고

 

나래야 나래야 튼실한 우리 나래야

O형 혈액형에

청각 좋고

황달기도 없고

사흘째 황갈색 태변 나오더니

이내 연녹색으로 부드러워졌네

이따금씩 깜짝깜짝 놀라는 배냇짓

우렁찬 트림소리

뿌부부부붕 연신 쏘아대는 방귀에

엄마 아빠 웃음꽃을 피는구나

삼칠일 되기 무섭게 이를 어쩌나

마냥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게 답답했니

새까만 응가를

엄마는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단다

콧물감기에 중이염이라

하루 만에 나은 것이 필시 세상구경 하고 싶었음이라

 

나래야 나래야 예쁜짓하는 우리 나래야

밤늦게 젖 빨면서 왜 자꾸 칭얼대니

그나마

새벽녘에 깨지 않고 고이 자니 다행이다

만날 만날 먹고 자고 싸고만 하는 줄 알았더니

딱 오십 일 만에 눈 맞추고

사진 찍자고 꼬까 드레스 입히니

잠시나마 고개도 가눌 줄 아네

올챙이배에

보름달 얼굴은 살이 올라 포동포동

쭈글쭈글하던 다리도 제법 통통해져 힘도 세

금세 섬마섬마를 할 것만 같아

온몸 태열기도 사라지고

예쁜 짓만 골라 골라 하는구나

 

나래야 나래야 옹알옹알 우리 나래야

동그랗고 예쁜 두 눈에

눈곱이 덕지덕지

눈물샘이 막혔구나

안약으로 안되면 수술해야 한다나

다행히도 1주일 만에 뚫리더니

옹알이도 이제 제법일세

누워있기만 하는 게 답답했니

딱 석 달 만에 앉혀달라는 듯

두 손 잡고 몸 일으키니

바로 서버리네

으흐흐흐 웃으며 선 폼이

금세라도 걸을 것만 같구나

 

-2009년 5월 중순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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