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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 생각

허물 벗고 짝을 찾는 여름철 매미 노랫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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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다 보니, 매미 허물을 발견하는 복조가리가 터졌다.

 
오는 길엔 매미 울음 소리도 들린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눈을 돌려 자세히 살펴보니, 세 마리나 앉아았다. 두 마리는 앞 뒤로 나란히. 하루에 허물과 성충을 한꺼번에 발견. 해마다 여름이면 성충은 왕왕 보는데, 허물을 직접 보는 것 처음인 듯하다.
 
어쨌거나 매미가 울기 시작하는 계절이 왔다.
아니 근데, 이 소리는 우는 소리인가, 노랫소리인가?
매미 입장에선 숫컷이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한 것이니 노래일 것이다.
근데 사람들은 울음소리라 한다.
슬픈 곤충이라 생각한 탓일까? 흔히 매미는 7년 동안 땅 속에서 살다가 한 달만 지상에서 나와 살다가 죽는다고들 한다. 이 때문에 매미를 불쌍히 여겨 울음 소리라 한 건 아닌가 싶다.
근데 매미가 7년간 땅 속에 살다가 날아다니기 시작하면 한 달밖에 못산다고?
 
여기서 팩트체크!
이우영의 만화 '검정고무신'에 이런 표현이 나와 화제가 된 궁금증이다. 알에서부터 성충으로까지 살아가는 전 수명으로만 따지면 곤충치고는 수명이 긴 편이다. 다른 곤충은 대체로 1년 내외이기 때문이다. 다만 성충으로 살아가는 기간이 그 전 단계에 비해 짧다는 것이다.
나무 껍질에 알을 낳는 매미. 1년 후 나무 속에서 부화한 유충은 바로 땅 속으로 들어간다. 나무 뿌리의 즙을 빨아 먹으며 평균 5년, 길게는 17년까지도 살아간다. 이후 애벌레, 즉 굼벵이는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가 허물을 벗는다. 2~6시간 정도에 걸쳐. 허물을 벗은 매미는 몸을 말린 후 날기 시작해 평균 2~3주 길게는 한 달 보름여 정도를 산다. 6년을 준비해 2~3주를 사는 셈이다. 팩트체크 결과 대체로 맞는 말이다.

매미 입장에서, 울음이 아닌 노래는 수컷만 한다. 수컷은 노래를 하기 위해 몸의 절반 이상을 텅 비운다. 배 속의 V자 배열 힘줄과 여기에 연결된 발성 기관이 소리를 낸다. 마치 현악기가 내는 소리와 원리가 비슷하다. 소리를 내는 이유는 대부분의 생물이 그렇듯 짝을 찾기 위해서다. 다만 워낙 소리가 커 자기 자신의 청각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근육으로 고막을 접어버린다. 웃기는 녀석이다.
 
흔히 매미 이름은 '맴맴맴맴~' 하고 울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정말일까?
중세 국어를 살펴보면 'ᄆᆡ〮얌〮ᄆᆡ〮얌〮' 운다고 'ᄆᆡ〮야미〮'라고 불렀다. 이후 아래아의 소실과 단모음화, /j/의 탈락으로, ㅁ이 연철이 되면서 매미로 바뀐다. 그러니, 이도 맞는 말이다.
 
우리 조상들은 매미의 5가지 덕을 칭송했다. 머리에 홈처럼 파인 줄을 갓끈과 비슷하게 보아 지혜가 있을 것이다 하여 '문(文)'의 덕목, 나무의 수액만을 먹고 자라므로 잡 것이 섞이지 않았다 하여 맑은 '청(淸)'의 덕목을 갖췄단다. 또 다른 곡식을 축내지 않으므로 염치가 있다 하여 '염(廉)'의 덕목, 살 집을 짓지 않아 검소하다 하여 '검(儉)'의 덕목,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니 믿음이 있다 하여 '신(信)'의 덕목을 있다는 것이다.
 


불교에선 애벌레인 굼벵이가 땅 속에서 올라와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되는 생애 주기 때문에 ‘해탈’을 상징한다.
도교에서는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에 ‘재생’을 상징한다.
매미, 알고보니 재밌는 곤충이다. 무안 남창천 제방에서 샛강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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