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 25.
일본서 유럽의 낭만 즐긴다
<최남단 섬 규슈 하우스텐보스>
구불구불 운하 속 풍차·치즈 농가 등 즐비
80m 돔트른 전망대서 도시 전경 ‘한눈에’
일본 안에 중세 네덜란드가 있다.
일본 열도 4개의 섬 중 최남단 섬으로 일본에서 외부세계에 가장 일찍 개방된 규슈의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하우스텐보스(ハウステンボス·Huis ten bosch).
구불구불 흐르는 운하와 17세기 네델란드풍의 건물들 속에서 유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부산에서 부관훼리를 타면 일본 시모노세키항까지 약 12시간. 실제 운항 시간은 8시간에 불과하지만 출·입국 수속을 위한 대기 시간 때문에 4시간이 더 소요된다.
하우스텐보스를 가기 위해 일본 메인 섬인 혼슈의 시모노세키항에서 다시 최남단 섬인 규슈의 나가사키까지 양 섬을 잇는 1천68m의 장대한 간몬교를 지나 차로 3시간여를 달렸다.
나가사키에서 다시 40분을 더 달리면 꿈과 희망의 도시 하우스텐보스가 펼쳐진다.
하우스텐보스는 네덜란드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거대한 테마파크다.
네덜란드어로 ‘숲속의 집’이라는 뜻으로 현 네덜란드 국왕 베아트릭스 여왕이 사는 곳의 이름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의 14배나 되는 150만㎡의 거대한 간척지에 6km의 운하를 뚫고 그 안에 중세 네덜란드 거리를 재현해 인공과 자연의 독특한 조화가 느껴진다.
또 국제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물들이 전시돼 일본 속의 다른 이국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적,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이국적인 도시인 만큼 출입 자체도 이색적이다. 출입국 관리소가 있어 출국과 입국 수속을 해야만 한다. 다만 여권은 필요치 않다. 입장료를 받는 장소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자유이용권 하나면 2층버스와 운하를 운항하는 크루즈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입국 순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풍차 5개가 즐비한 뮤지엄 모렌.
겨울이어서 꽃이 피지 않았지만 봄이었다면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을 법한 튤립으로 둘러싸여 네덜란드의 농가 모습을 연상케 한다.
바로 옆에는 네덜란드 아르크말 지방의 치즈농가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네덜란드인이 직접 치즈를 만드는 것을 볼 수 있고 구경한 후에 치즈를 구입할 수도 있다.
하우스텐보스 전경을 보고 싶어 크루즈에 몸을 실었다.
네덜란드 왕실이 17~18세기에 사용하고 있던 선박을 모델로 만들어진 고전풍의 유람선이다.
광대한 하우스텐보스의 운하를 유람하는 이 배에선 창문을 통해 네덜란드의 전원풍경이나 별장지구인 왓세나, 벽돌건물의 거리모습을 엿볼 수 있다.
10여 분간 운하를 돌아 도착한 곳은 호텔유럽. 다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돔트른으로 향한다.
돔트른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되고 높은 교회를 그대로 본뜬 건물이다.
겉보기만 해도 화려하고 웅장한 이 건물의 높이는 105m. 꼭대기엔 시계가 걸려 있고 80m 높이엔 전망대가 있어 하우스텐보스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또 2층에는 한식과 양식, 중식 등 다양한 종류의 고급 레스토랑이 있어 전망과 휴식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돔트른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팰리스 하우스텐보스. 네덜란드 헤이그에 세워진 궁전을 재현해 마치 한 폭의 그림엽서를 연상케 한다.
오락시설이 모여있는 어뮤즈먼트에선 첨단 과학 기술을 이용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체험과 흥분을 만끽할 수 있다. 세계 유일의 별자리점의 테마관인 텐세이칸에는 네덜란드의 대홍수를 재현한 대스펙터클 공연장인 호라이전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 등을 볼 수 있는 애니메월드 등 11개 시설이 즐비해 있다.
시공을 초월해 네덜란드 역사를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뮤지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인 마우리츠 코르네리어스 엣셔의 작품에 컴퓨터 그래픽을 가미해 3차원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미스터리어스 엣셔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한나절 동안 일본 속 이국적 네덜란드를 체험할 수 있는 많은 곳을 돌아다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여장을 푼 곳은 포레스트 공원에 위치한 포레스트 빌라. 말 그대로 숲과 호수로 둘러싸여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별장이다.
따뜻한 봄날이었으면 호수 위 테라스에서 와인잔을 음미하며 분위기를 잡아봄직도 하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매일 불꽃놀이가 펼쳐진다는 대항해 체험관을 가본다.
거대한 배안에 꾸며져 있는 체험관식 극장으로 각종 불꽃놀이와 조명 등이 어우러져 탄성이 절로 나온다.
도시 전체를 직접 느끼고 싶으면 2~3일은 족히 걸릴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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